
곽도원 배우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여파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출연료를 당장 반납하겠다던 곽도원 배우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반납을 요청한 수준이고, 아직 반납이 결정된 것도 아니며, 그 상황에서 스태프 폭행 사고도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명성이 한 번에 무너진 것은 물론, 몇 가지 구설수로 겨우 만회한 이미지도 걷잡을 수 없이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스태프 폭행 사고는 공식적으로 아니라고 했고, 언쟁 수준이라고 발표했지만, 술자리에서 벌어지는 일, 누가 믿어줄까 의심스럽습니다.
회식자리에서 벌어진 일은 철저히 갑을 관계다
곽도원 배우는 주연급 배우이기 때문에 스태프들이 철저히 '을'일 것입니다. 거기에 술 까지 들어갔다면 아마도 스태프는 철저리 하대되는 입장이었을 겁니다. 우리는 영화에서 이런 일을 빈번하게 찾아볼 수 있는데, 그 극명한 예가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 '베테랑'입니다. 유아인과 황정민, 그리고 기존과는 다른 이미지의 유해진 등 명품 배우들의 연기로 유명한 영화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 채널을 돌리다가, 혹은 OTT 추천에 떴을 때 자꾸 보고 싶어 져서 매년 서너 번씩은 보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극 중 유아인은 영화 투자자이고, 황정민은 형사로 지인을 통해 회식자리에 참석하게 되는데, 거기서 바로 '갑을'관계가 등장하죠. 유아인이 여배우 한 명을 괴롭히는데, 외부인인 황정민을 제외한 그 누구도 한 마디도 못하는 그 상황. 물론 주연 배우는 아니지만, 이 영화의 상황이 오버랩되는 것은 저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영화는 정의를 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이유
이 일만이 아니라 유아인의 행동은 평범하지 않습니다. '어이가 없네'로 유명한 정웅인 배우와의 에피소드, 삼촌인 유해진을 다루는 에피소드, 격투기 트레이닝 중 스파링 상대를 대하는 에피소드 등 이 영화는 철저히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여주고, 그것을 끈질기게 쫓고 권선징악 하는 형사를 통해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것처럼 갑이 벌을 받을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 안에는 법적인 보호망을 통해 도망갈 때도 있고, 금전으로 해결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정웅인 배우의 아내도 합의금, 황정민 배우의 아내도 명품백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하지요. 마찬가지로 변호사를 통해 회피하기도 하고요.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그것이 현실이고, 사실입니다. 만약 영화 종반부에 나오는 마약이라는 소재가 아니었다면, 형사가 대기업 2세를 잡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을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곽도원 배우의 행동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촬영 현장에서 대배우의 심기를 거스르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면, 그 영화 촬영은 막대한 피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100명이 넘는 스태프와 고가의 장비들이 배우 1명만 바라보고 있는 현장, 그 배우가 감독이 원하는 연기를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금전적 혹은 시간적으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아무래도 주연 배우를 중심으로 모든 일이 '계산'되게 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는 주연 배우가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을 하더라도 영화를 위해 참자라는 분위기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형성되어 있는 것이지요. 언론은 '언쟁'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이런 주연 배우에게 말로 싸울 수 있는 사람이 있었을까요?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베테랑' 영화의 박소담처럼, 정웅인처럼 그런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베테랑 영화가 통쾌함을 선사하는 한 가지
그런 상황에서 황정민 배우가 열연한 형사 역할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유아인의 악행을 단죄하기 위해 물고 늘어집니다. 또 마지막 결투 장면은 사실 현실에서는 절대로 벌어질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요. 경찰이 범인 검거를 위해 정당방위일지언정 몸싸움을 했다가는 큰일 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베테랑'은 현실에 존재하는 악행을 현실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해결하는 이 부분을 통해 극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영화감독들의 상상력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강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흥행하는 영화들의 대부분은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 그것을 아주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베테랑'은 그 부분을 아주 잘 짚어냈기 때문에 천만 관객 영화가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